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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국서 '캐나다 시민권 러시'", '잃어버린 캐나다인' 법 시행에 신청 폭증, 대기만 12만 건

 

 

 

캐나다 정부가 이른바 '잃어버린 캐나다인(Lost Canadians)'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권법(C-3 법안)을 개정한 이후 시민권 신청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 거주하는 캐나다계 후손들의 신청이 쇄도하면서 시민권 처리 대기 건수는 12만 건을 넘어섰고, 심사 기간도 2년 이상으로 크게 늘어났다.

 

연방 이민·난민·시민권부(IRCC)에 따르면 지난해 말 C-3 법안 시행 이후 올해 5월 31일까지 모두 2만3,490명이 캐나다 시민권 증서를 발급받았다. 이 가운데 6,100명은 새 법안에 따라 시민권을 새롭게 인정받은 사례로 집계됐다.

 

C-3 법안은 그동안 시민권 취득을 제한했던 '해외 출생 1세대 제한(First-Generation Limit)' 규정을 대폭 완화한 것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캐나다 밖에서 태어난 사람이 시민권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부모 가운데 최소 한 명이 캐나다 시민이어야 했다. 그러나 개정법은 조부모나 그 이전 세대가 캐나다 출신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면 시민권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이번 개정은 법원이 기존 규정이 지나치게 엄격해 헌법상 평등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추진됐다법 시행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올해 3월 말까지 4,075명이 새 법에 따라 시민권을 인정받았고, 이후 불과 두 달 만에 2,025명이 추가 승인되면서 5월 말까지 총 6,100명으로 약 50% 증가했다.

 

특히 미국에서 신청자가 대거 몰리고 있다. 이민부 자료에 따르면 C-3 법안을 통해 시민권을 취득한 미국인은 3,110명에 달했다. 여기에 캐나다인 부모를 근거로 시민권 증서를 받은 미국 출생자 8,125명까지 포함하면 미국 내 캐나다 시민권 신청 열기가 얼마나 높은지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1800년대 후반과 1900년대 초반 수십만 명의 캐나다인, 특히 퀘벡 주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미국으로 이주했던 역사적 배경이 이번 신청 급증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연방의회예산처(PBO)는 이번 법 개정으로 최대 11만5천 명이 새롭게 캐나다 시민권을 취득할 자격을 얻게 될 것으로 추산했다.

 

시민권 신청이 폭증하면서 행정 처리도 큰 부담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약 5만6천 건이던 시민권 신청 대기 건수는 5월 7만400건으로 늘었고, 8월 10일 기준 12만1,800건이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리 기간도 크게 길어졌다. 불과 지난 5월까지만 해도 평균 처리 기간은 12개월이었지만, 현재는 25개월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수치에는 시민권 신규 인정 신청뿐 아니라 분실이나 훼손된 시민권 증서 재발급 신청도 포함된다.

 

이번 법 개정은 기록보관 기관에도 예상치 못한 부담을 안기고 있다. 새 법에 따라 시민권을 신청하려면 캐나다 조상부터 현재 신청자까지 이어지는 혈통을 공식 문서로 입증해야 한다. 출생증명서와 혼인기록, 교회 세례 기록, 이민 서류 등 수십 년에서 많게는 100년이 넘는 기록을 찾아야 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캐나다 기록관리자협회는 일부 기록보관소의 관련 업무가 100~300%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에서 들어오는 기록 요청이 급증하면서 오래된 문서를 보관하고 있는 지역 기록보관소와 교회, 지방 정부의 업무 부담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민부는 허위 신청을 막기 위한 검증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제출 서류에 문제가 발견돼 이미 발급된 시민권 증서 약 100건의 효력을 일시 정지했다.

 

이 가운데 83건은 추가 서류 확인을 거쳐 시민권이 복원됐지만, 나머지 신청자들에게는 혈통을 입증할 추가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정해진 기간 안에 충분한 증빙을 제출하지 못하면 시민권이 취소될 수 있다.

 

이번 시민권법 개정은 해외에 거주하는 캐나다계 후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폭증하는 신청과 장기화되는 심사, 방대한 기록 검증 등 새로운 행정 과제도 함께 떠안게 됐다.

 

전문가들은 캐나다 시민권을 신청하려는 한인들도 조상의 출생기록과 이민 기록, 가족관계 서류 등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청 전에 이민 전문 변호사나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 자격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뉴스/사진: 밴쿠버교차로>

사진 출처: unsplash@Kylie Ande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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