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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통해 미국 영주권을 신청하고 최종 심사를 기다리던 20대 한인 남성이 가족여행을 위해 뉴욕 JFK 국제공항을 찾았다가 연방 이민당국에 전격 체포돼 추방 위기에 놓였다.
최근 미국 전역 공항에서 이민 단속이 대폭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확인된 첫 한인 체포 사례로 알려지면서 한인사회에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가족과 변호인 등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에 거주하는 박모(21)씨는 지난달 21일 오전 플로리다 포트로더데일행 국내선 항공기에 탑승하기 위해 존 F. 케네디(JFK) 국제공항을 찾았다가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당시 박씨는 아내와 어린 자녀와 함께 가족여행을 떠날 예정이었다. 박씨의 아내는 "교통안전청(TSA)의 보안검색을 정상적으로 통과한 뒤 탑승구로 이동하던 중 사복 차림의 요원들이 갑자기 다가와 남편의 신원만 확인한 뒤 아무런 설명이나 체포영장 제시 없이 데려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박씨는 곧바로 뉴욕 맨해튼 연방청사로 이송돼 임시 구금된 뒤 다음 날 새벽 뉴저지 뉴어크의 델라니홀 이민자 구치소로 옮겨져 현재까지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 측에 따르면 구금 이후 ICE 요원들은 박씨에게 이미 추방 명령이 내려졌다며 한국으로 돌아갈 것을 반복적으로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변호사와 충분히 상담할 기회도 없이 여러 서류에 서명하도록 요구했다고 가족은 주장했다.
이에 박씨 측 변호인은 뉴저지 연방법원에 인신보호청원(Habeas Corpus)을 제기하며 구금의 적법성을 다퉈달라고 요청했다.
법원은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ICE가 박씨를 다른 지역으로 이송하지 못하도록 명령했으며, ICE에는 지난 2일까지 박씨를 석방하거나 구금의 법적 근거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ICE는 법원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박씨가 2024년 3월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해 미국에 입국한 뒤 허용된 90일 체류기간을 초과해 불법체류 상태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비자면제프로그램(Visa Waiver Program) 체류 조건을 위반한 만큼 행정 추방 절차를 개시했고, 체포 당일 최종 추방 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족 측은 이미 적법한 영주권 절차가 진행 중이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씨의 아내는 "남편은 ESTA로 입국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5월 결혼한 뒤 9월 배우자 초청 청원서(I-130)를 제출했고, 올해 6월에는 신분조정 신청서(I-485)까지 접수해 지문 채취도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이어 "최종 영주권 인터뷰만 남겨둔 상태였으며 범죄 전력도 전혀 없는 사람을 갑자기 체포해 추방하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현재 가족들은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며 박씨의 조속한 석방을 호소하고 있다.
아내는 "갑작스러운 체포로 어린 자녀와 가족 모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정상적으로 영주권 절차를 진행하던 남편이 하루아침에 추방 위기에 놓였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미국 정부가 공항 내 이민 단속을 대폭 강화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미국 NBC 방송은 국토안보부(DHS) 관계자를 인용해 최근 전국 공항에서 ICE가 하루 평균 20~40명을 체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TSA와 ICE 간 승객 정보 공유가 확대되면서 국내선 이용객 가운데 체류 신분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선별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에는 국내선 이용 시 신분증만 있으면 비교적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는 것이 이민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시카고의 이민 전문 변호사 섀넌 셰퍼드는 "예전에는 신분증만 있으면 국내선 여행은 가능하다고 조언했지만 지금은 영주권이나 신분 변경 절차가 진행 중인 사람이라면 국내 여행도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민자 보호 정책으로 알려졌던 뉴욕에서도 ICE 단속이 본격화되면서 한인사회와 이민자 사회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민 전문가들은 ESTA를 이용해 입국한 뒤 영주권이나 신분 변경 절차를 진행 중인 경우라도 개인별 상황에 따라 법적 지위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국내 여행이나 장거리 이동 전 반드시 이민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이민 단속 기조가 공항과 국내선 이동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되며, 향후 미국 내 이민자들의 이동과 체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누스/사진: 밴쿠버 교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