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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축구가 정치에 오염됐다” 트럼프 전화 한 통에 번복된 ‘레드카드’, 유럽 축구계 발칵

 

YOUTUBE@CNN캡처

 

국제축구연맹(FIFA)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압력에 굴복해 징계 규정까지 무력화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유럽 축구계가 거센 분노와 충격에 휩싸였다. 

 

미국 대표팀 핵심 공격수의 퇴장 징계가 유예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당사국인 벨기에는 즉각 공식 항소에 착수하며 전면전을 선언했다.

 

6일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벨기에 사회당은 성명을 통해 “부끄러운 줄 알라. 돈과 권력이 좌우하면 월드컵은 모든 신뢰를 잃는다”라며 “트럼프를 기쁘게 하려고 규정을 바꾸고 편법을 쓴 것은 FIFA와 월드컵, 그리고 미국 모두에 참담한 수치”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유럽의회 이방 브루그스트레트 의원 역시 “트럼프가 개입하자마자 퇴장이 갑자기 부당한 판정으로 둔갑했다”며 “FIFA는 정치적 외압에 굴복하는 썩은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번 전대미문의 논란은 FIFA가 개최국 미국과 벨기에의 운명이 걸린 16강전을 단 하루 앞두고, 직전 경기에서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당한 미국의 주전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AS모나코)의 출전정지 처분을 전격 ‘1년 유예’하면서 촉발됐다.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판정 재고를 강력히 요청했다고  폭로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월드컵 역사상 레드카드가 출전정지로 이어지지 않은 사례는 자동 출전정지 규정이 도입된 이후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FIFA는 징계위원회가 독립적으로 내린 결정이라며 진화에 나섰으나, 가장 중요한 표결 여부나 세부 결정 과정은 끝내 공개하지 않아 ‘밀실 행정’이라는 의혹을 더욱 키우고 있다.

 

독일 대표팀 사령탑으로 내정된 위르겐 클롭 감독은 “정말 트럼프와 인판티노가 합의해 결정한 것이라면 그야말로 미친 짓”이라며 “축구를 전혀 모르는 두 정치꾼과 행정가가 축구판을 좌지우지해서는 안 된다”고 격분했다. 

 

제프 블라터 전 FIFA 회장 역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레드카드는 정치적 통화로 취소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라며 “FIFA여,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행사에 수차례 모습을 드러내고, 급조된 ‘FIFA 평화상’을 신설해 트럼프에게 수여하는 등 축구를 정치적 수단으로 악용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현재 벨기에축구협회는 FIFA 항소위원회에 공식 항소장을 제출했으나, 16강전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판정 유예가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럽의회 의원들과 영국의 시민단체들은 이번 사태를 축구사의 오점으로 규정하고 FIFA 윤리위원회에 정식 조사를 촉구하고 나서 파문은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될 전망이다. <뉴스/사진 제공: 밴쿠버 교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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