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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보톡스는 내일 바로, 암 검사는 몇 달 뒤” 캐나다 피부과 ‘돈벌이’ 성행에 의료 공백 심화

 

캐나다 전역에서 피부암 검사나 습진 치료 등 필수적인 의료 목적으로 피부과 진료를 받으려면 수개월을 대기해야 하는 반면, 보톡스나 필러 등 비급여 미용 시술은 즉시 예약이 가능한 기형적인 의료 공백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 지원을 받아 양성된 전문의들이 돈벌이가 되는 사법 의료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공공 의료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캐나다공영방송(CBC)에 따르면 캐나다피부과협회(CDA)는 현재 자국 내 인구 고령화와 복합적인 피부 질환 증가로 인해 약 460명의 피부과 의사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캐나다 전역에서 활동 중인 피부과 전문의는 약 800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1.9명 꼴에 불과하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의사 수 부족보다 더 큰 원인으로 전문의들의 ‘피부과 이탈 및 미용 분야 편중’을 꼽고 있다. 공공 의료 시스템 내에서 가정의의 추천서를 받아 진행하는 일반 의료 진료의 경우 의사들이 받는 수가가 건당 80~90달러선에 그친다. 

 

반면 추천서 없이 환자가 전액 자부담하는 미용 시술은 상담료로만 200~400달러를 챙길 수 있어 훨씬 높은 수익이 보장된다. 협회 조사 결과, 전체 회원의 30~40%가 진료 시간의 상당 부분을 미용 시술에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CBC 취재진이 토론토, 윈저, 에드먼턴 등 주요 도시의 피부과 병원들에 문의한 결과, 보톡스 시술은 하루 이틀 내 또는 늦어도 수주일 내에 예약이 가능했다. 

 

그러나 피부암 의심 소견으로 진료를 받으려면 서류 처리와 대기에만 최소 수개월이 걸리거나 아예 신규 환자를 받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오타와에 거주하는 캐롤 맥아더(67)는 피부에 이상 징후를 느끼고 병원을 찾았으나 전문의를 만나기까지 8개월을 기다려야 했다. 

 

CBC캡처

 

그사이 기저세포암이 증식해 결국 뺨과 코 연골 조직을 다량으로 도려내는 대수술을 받아야 했다. 토론토의 또 다른 주민은 20년간 다닌 피부과 의사로부터 "앞으로 일반 의료 진료는 중단하고 미용 시술 환자만 관리하겠다"는 통보를 받기도 했다.

 

국민 세금으로 보조금을 지급해 의대생을 키워놓았더니, 이들이 공공 의료를 외면하고 사적 이익만 좇는 것은 심각한 윤리적 문제라는 비판도 거세다. 

 

마크 커쇼프 캐나다피부과협회장은 "많은 의사가 인플레이션과 병원 운영비 압박 속에서 경제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미용 시술을 병행하고 있다"면서도 "공공 시스템에서 교육받은 의사들이 미용 피부과에만 전념하는 것은 묵과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우려했다.

 

협회는 공공 의료 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의대 내 피부과 전공의 수련 정원 확대, 해외 우수 의료 인력 유치, 주정부 가 지불하는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전문의 취득 후 일정 기간 필수 의료 취약 지역이나 공공 의료 분야에서 의무적으로 복무하도록 하는 ‘귀환 복무 계약(Return of Service Contract)’ 제도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스/사진 제공: 밴쿠버 교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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