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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학&교육, 이승연 대표의 교육칼럼] 미국 교환학생 프로그램과 한국 학생들의 소통 문화

 

요즘 한국의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미국 공립 고등학교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보통 만 15세에서 18세 사이의 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미국 국무부가 승인한 비영리 재단을 통해 운영된다. 일반 유학에 비해 참가비용이 훨씬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학비가 무료이고 홈스테이 가정도 무상으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대신 지역이나 학교 선택에 제한이 있고, 최대 1년까지만 체류할 수 있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이 새로운 교육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글로벌 감각을 넓히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최근 세계유학&교육을 통해 이번 가을학기에 미국으로 떠난 한 학생과 관련해 교환학생 재단 관계자와 화상 미팅을 가진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들은 이야기가 무척 인상 깊게 남았다.

 

그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왜 한국 학생들은 프로그램이 끝나면 갑자기 사라지나요?” 과거 직접 한국 학생을 홈스테이 가족으로 맞이한 경험이 있었는데, 프로그램이 끝난 후 아무런 소식도 들을 수 없어 섭섭했다고 했다. 함께 지낼 때는 예의 바르고 조용해 좋은 기억으로 남았지만, 떠난 뒤로는 마치 한 사람의 인생에서 ‘삭제’된 듯 허전했다고 털어놓았다.

 

나는 그 자리에서 조심스럽게 설명을 덧붙였다. 한국 학생들은 혹시나 홈스테이 가정이 새로운 학생을 맞이해 바쁠까 봐, 또는 괜히 번거롭게 하는 것 같아 연락을 삼가는 경우가 많다고. 또 한국 문화에서는 ‘예의’라는 개념이 무척 중요해 ‘조용히 물러나는 것’이 오히려 더 매너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문화적 차이가 때로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전했다.

 

그 관계자는 자신이 함께 지냈던 한국 학생에 대한 기억을 나눠주었다. 미국을 떠나기 전 며칠 동안, 그 학생이 뒷마당에 누워 밤하늘의 별을 자주 바라보곤 했다는 것이다. 한국에 돌아가면 별을 보기 힘들 것 같다고 하면서 조용히 하늘을 올려다보던 모습이 귀엽고도 안쓰러웠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미국 생활에서 가장 소중했던 것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그 학생은 뜻밖에도 “허그(hug)”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점점 따뜻한 포옹 문화에 익숙해지고 나니 그것이 가장 그리울 것 같다고 했다는 이야기에, 나 역시 가슴이 뭉클해졌다.

 

이런 사례들을 접할 때마다 한국 학생들이 감정을 조금 더 표현하고, 관계를 이어가는 데도 익숙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나 역시 과거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했을 때, 친구의 가정에 초대받아 여러 세대가 함께 식사하고 보드게임을 즐기며 대화를 나누던 문화가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던 기억이 있다. 한국에서는 보통 어른과 청소년 사이의 대화가 제한적이고,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다 보니 이런 따뜻한 교류가 더 특별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미국 공립 교환학생 프로그램에서 홈스테이를 제공하는 가정은 어떤 금전적 보상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분들은 국제 학생들과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배우고, 젊은 학생들과의 만남에서 삶의 활력을 얻고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분들이다. 그렇기에 참가하는 한국 학생들도 이 프로그램을 단순히 유학의 수단으로만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 미국 가정의 일원으로 생활하며 서로의 문화를 나누는 소중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감사했다”는 짧은 한마디, “잘 지내시냐”는 따뜻한 안부 인사 한 줄이 오가는 관계로 이어진다면, 그 짧은 1년의 경험은 누군가의 인생에 평생 기억될 아름다운 시간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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