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기상연구소(Canadian Climate Institute)의 라이언 네스(Ryan Ness)는 현재 미국 텍사스에서 1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끔찍한 비극”인 돌발 홍수 사태 주시하고 있으며 캐나다가 이러한 재난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캐나다가 홍수위험지도 제작, 인프라 구축, 조기경보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행히 우리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만, 그만큼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어디에 위험이 있는지를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캐나다의 많은 지역에 홍수 위험지도가 없어 어디를 보호해야 하고, 어디에 경보를 발령해야 할지 알기 어렵습니다”라고 정책 연구기관에서 연구 디렉터로 활동 중인 네스가 말했다.
그는 홍수 경보 시스템이 돌발 홍수의 경로에 있는 사람들에게 “미리 대비를 하거나, 가능하면 대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고, 동시에 위험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장기적인 인프라 개선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우에 따라서는 집 안에 역류 방지 밸브를 설치해 하수가 역류하지 않도록 해야 할 수도 있고 또는 강을 따라 홍수방지 방벽을 설치하거나, 도시 계획 단계에서부터 홍수 위험 지역에 신규 주택을 짓지 않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지난 수십 년간 일어난 홍수 중 최악으로 평가되는 이번 텍사스 돌발 홍수는, 금요일 새벽 과달루페 강(Guadalupe River) 주변의 캠프장과 주택들을 덮쳤다. 일부 생존 자들은 나무에 매달린 채 발견되기도 했다.
이번 재난은 돌발 홍수의 위험성과 이를 어떻게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를 다시 부각시켰다. 워털루 대학교 환경학부의 제이슨 시슬스웨이트(Jason Thistlethwaite) 교수도 고위험 지역의 개발을 제한해야 한다는 점에서 네스와 의견을 같이하며, 이것이 “캐나다에서 가장 중요한 방어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수 위험 지역의 부동산 개발이, 지방 정부가 재산세를 걷을 수 있는 기회이기에 구조적 “이해 상충”의 가능성을 지적했다.
하지만 브리티시 컬럼비아(BC) 주의 그랜드 포크스(Grand Forks) 시가 2018년 대홍수 이후, 고위험 지역의 주거지를 주정부와 연방 정부의 지원으로 매입하고 있는 사례를 언급하며, 리더십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도 말했다.
네스는 기후 변화가 돌발 홍수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하며, 많은 캐나다의 도시와 주, 준주(territory)에는 위험 지역 내 개발을 금지하는 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돌발 홍수와 극심한 폭풍우의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을 “새로운 현실”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1년간 캐나다 곳곳에서 돌발 홍수가 발생했다. BC 주 코퀴틀람(Coquitlam)에서는 지난 10월에 아트모스피어릭 강(atmospheric river)의 호우가 산사태를 발생시켜 한 교사 가 숨졌으며, 토론토에서는 지난 7월 집중호우로 배수 용량을 초과해 약 9억 9천만 달러의 보험 손실이 발생했다.
코퀴틀람 시의 상하수도 국장인 조나단 헬머스(Jonathan Helmus)는 텍사스의 토양과 기 후가 BC주와는 매우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텍사스의 돌발 홍수는 텍사스 연간 강수 량의 절반이 넘는 50cm의 비에 의한 것이라며 “그들의 토양은 제법 건조해 물이 지면으로 스며들기 어렵기에, 이러한 돌발 홍수를 유발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헬머스는 2021년과 2024년 코퀴틀람에서 발생한 홍수들이 아트모스피어릭 강에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코퀴틀람 시에서 대규모 배수관, 저류지, 기초 유량 보강 탱크 등을 확보하고 있어 홍수의 위험이 발생할 경우 이를 가동해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는 통합 유역물관리 계획을 수립해 건설이 이루어지기 전 유역 내 홍수의 위험이 있는지도 사전에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스는 BC 내륙의 언덕 지역은 물의 유속이 빠르기 때문에 제대로 된 경고 없이 돌발 홍 수에 주택이 휩쓸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산불로 초목이 사라진 지역에서는 흙이 고정되지 않아 “진흙이나 산사태로 이 어질 가능성이 훨씬 높다”라고 설명했다. 그 외에도, 흙의 흡수력이 낮은, 암반지대가 많은 로키산맥전면 지역(Front Ranges)인 앨버타도 위험지역 중 하나라고 말했다.
몬트리올과 토론토에서는 포장된 지역이 많아 빗물을 흡수할 흙이 부족해 돌발 홍수가 발생한다고 네스는 말했다. “이러한 지역을 지나는 하천과 강에서는 수위가 매우 빠르게 상승하고, 하수관의 수위도 급격히 상승해 주택 지하실로 역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는 토론토가 수십억 달러 규모의 폭우 대비 하수관 개선 전략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처럼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혼란을 수반하는 공사를 진행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도 최대한 빨리 투자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기후변화는 기다려주지 않으니까요.”
그는 캐나다가 돌발 홍수의 대비를 더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을 해야 할지 아는 현명한 엔지니어와 공무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우리는 그들을 지지하고, 이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투자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준비를 마치지 못할 것입니다.”<뉴스 제공: CP24>
사진: Unsplash의Wes Warren